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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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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창 검색리스트를 보며
문득
지금. 그대들 머리에 있는 게 무엇인지
알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얼굴을 마주하고 소주 댓병 먹어가며 얼싸안고
눈물콧물 질질 흘리지 않아도
또는
그대가 잠시 자리를 뜬 사이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으로 구석구석을 뒤져가며
고이 모셔놓은 일기장이나 사진첩따위를 뒤지지 않아도

니가 어디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기분인지(혹은 고픈지)
너무 쉽게 파악이 된다

면식이 익지 않은 이도
아직은 조금 서먹한 이도
너무 가까워 속내를 털어놓기 부끄러운 이도
혹은
아예 모르는 사람도

그대여
왜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왜 나에게 이렇게 많은 것들을 보여주며
왜 그렇게 많은 말을 나에게 하는가.

난 왜
두 눈을. 두 귀를 막지 못할까.


나는 이런 방식으로 그대들을 알고싶지 않다
지금은 그렇다는 거다
..


당분간 핸드폰에 있는 SNS들을 지워버려야겠다


홀가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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