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큐네 가게를 방문했을 때인데
성냥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나도 모르게 울컥. 해서 눈물이 또르르,
서러웠나보다.
야속했나 보다.
놀라울 만큼 이야기가 잘 통했고, 이야기 하면 항상 즐거웠고,
치유의 시간. 이라, 꽤 오랜 기간을
상대방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다져진 관계라 생각했었는데,
물론, 보지 않은 기간도 꽤나 길었고, 우리가 자주 만나는 사이도 아니었지만
친구이기보다는 연인에서 시작했지만,
(하긴 시작도 정상적이진 않았지)
고비들을 넘기면서
참 좋은 친구. 그래서 우리의 인연은 절대로 끊기지 않을 무엇이라고 생각했는데.
독특한 사고 방식과 가치관, 을 가지고 그대로 살고자 노력해 온 지금까지의 너의 모습도
지켜봐 왔기에,
그대가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즐거웠으며,
만날 때마다 나에게 놀라움을 주던 그대였기에 항상 기대되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오래오래 너가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살아나가는 걸 보고 싶었는데,
- 그래서 그대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에도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었는데,
반짝반짝 했던 관계가 한순간에 실망으로 변해 버렸다.
나에게 넌 남자가 아닌데,
넌 나를 여자로 대하고 있었구나. 아 씨발.
너에 대한 나의 신뢰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너가.
이제까지 잘도 이용해 먹고 있었구나 싶어서,
나는 그냥, 그렇게 너와의 인연을 아무런 말도 없이 끊어버렸는데, 실은 어떠한 설명을 할 가치도 못 느껴서 였다.
너는 너의 실수가 무엇인지조차 알아차리진 못하겠지만. (심지어 아직까지도 모르는 것 같지만)
-
아무튼 당시에는 그냥 덤덤히 나의 선택이니까, 하고 지나쳐 버렸었는데
그 이야기를 간만에 다시 꺼내서, 조곤조곤 이야기 하다가.
문득. 눈물이.
"아, 내가 많이 상처를 받았던 거 같애. 지금 생각해보니까"
라고 했더니 성냥이가 말했다.
"우리는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넌 보면 항상 반응이 참. 많이. 매우 늦어."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랄까.
대개는 기대감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너에게만은 기대가, 신뢰가 있었단 말이다.
이 병신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