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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side

트라우마, 너란아이 대한 잔상 #1




며칠전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트라우마]라는 단어가 언급되었다. 


"나는 너희들의 트라우마를 다 알고 있다"

"나는 트라우마가 너무 심해서, 특정 스타일의 사람과 연애가 어렵다"

"내 트라우마 때문에 상대방을 힘들게 한다"


라는 맥락으로 대충 사용이 되었는데... 

이해는 하면서도, 진심으로는 불편한 마음이 들어서 

"나는 트라우마 따위는 없어"라고 대답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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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trauma)는 일반적인 의학용어로는 '외상()'을 뜻하나, 심리학에서는 '정신적 외상',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을 말하며, 보통 후자의 경우에 한정되는 용례가 많다.


트라우마는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를 동반하는 일이 극히 많으며 이러한 이미지는 장기기억되는데, 트라우마의 예로는 사고로 인한 외상이나 정신적인 충격때문에 사고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때 불안해지는 것을 들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트라우마 [trauma]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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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인 결과, 정신과적 진단으로서의 트라우마는 과거의 충격으로 부터 벗어나지 못하여, 사고 당시의 충격이 반복되는 등 일상생활이 어려울정도로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피해 또는 장애가 오는 것을 의미한다- 고 한다.


결국은 통용적인 의미의 [트라우마]는 정신진단학적인 질병은 아니라는 말인데, 

우리는 어느순간부터 흔히 [트라우마]를 이야기 하며 자신의 정신적 질환을 자가진단하여 사람들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야기 하곤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넘겨버리곤 했지만, 

어느순간부터 느껴지는 이 불편함의 원인은 무엇일까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아 물론, 스스로에 대한 측은지심의 발현으로서 상대방의 연민을 이끌어 내어 동조하게 함으로써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해위와는 구분하도록 하자)


1차적인 의심의 대상은 나에게 있어 가장 모호하면서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언어]이다. 
(그런다고 2차는 없을꺼면서...)

뭐, 직업적인 습관을 살려보자면 이 [트라우마]. 단어 자체를 한번 구분해보자는 것이다.  

트라우마라는 통용적인 언어가 내포하는 뜻은 두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본인이 마주하기를 '두려워'하는, '재경험하고 싶지 않은' 이라는 의미와 

2. '그래서 내가 두번다시  절대 극복할 수 없는' 이라는 의미 


1번은 과거에 대한, 2번은 미래에 대한 내용으로, 지향점이나, 의미하는 바나, 극복 가능성의 정도(어려움의)에서 명확하게 구분되는 의미이다. 

두번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기억들은 허다하게 있을 수 있다.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과거의 그 시점으로 돌아가기를 원치 않을 뿐이지 내가 '극복할 수 없는' 대상은 아니라는 말이다.


사랑의 상처 -를 예로 들어보자면,


매번, 상처받은 적 없다는 듯이 사랑에 뛰어드는 산 표본 이라고 성냥이가 나를 평가하는데, 

사실 사랑이나 연애에 있어 1번에 대한 경험은 나보다 풍부한 누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것이다. 
(아. 이 무슨 업보인가...불나방도 아닌데 심지어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의 트라우마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또한 다음번에 극복못 할, 그래서 내가 만나면 안되는 대상, 을 정의해 본 적도 없으므로,

예전 경험에 있어서는 좋지 않은 감정들이 있지만,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한계짓는 것은 아니므로

매번, 이번엔 다를꺼야 라는 기대를 하며 병신짓을 그렇게나 반복하기도 하는 것이다. 

...... (그래도 지금도,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 기대한다. 사후적인 관점이 아니라 사전적인 관점에서!!!!!!!) 

- 물론 여러번의 병신짓들을 통해 늘어난 건 범인의 그것을 넘어선. 나의 포용력과 수용력, 그리고 인내심과 눈치의 게이지 상승 + 강인한 멘탈과 평정심 유지능력.............훗


단지, 트라우마라는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이 단순히, 좋지 않은/ 잊고 싶은 부정적인 기억들에 대하여 

[두번다시 겪고 싶지 않은일이니,⇒ 트라우마인 셈이니 ⇒ 아 두번다시 절대로 극복할 수 없겠구나] 의 사고로 빠지는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닐까. 

너무나도 쉽게 내뱉은 그 말에 오히려 당착되어 한계를 그러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결국은


그 안이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고, 그런 오류를 불러일으키는 단어가 싫다. 너란 아이... 별로인걸로 

발버둥쳐봤자 아랑곳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주겠다.


결론: 아이들아. 어서 트라우마를 벗어나자꾸나. 자유로워져야지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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